
강남역까지 나가게 된 이유
거울을 볼 때마다 유독 왼쪽 눈이 더 처져 보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거울을 보면 누가 봐도 피곤해 보이는 눈이라서, 주변에서 ‘어디 아프냐’는 소리를 꽤 자주 들었다. 이게 그냥 기분 탓인가 싶었는데, 오후만 되면 이마에 힘을 줘서 눈을 뜨는 습관 때문에 미간에 주름도 깊어지는 것 같았다. 안검하수라는 게 단순히 미용 목적이 아니라 눈 뜨는 근육 자체가 힘이 없는 거라니까, 차라리 마음 편하게 상담이라도 받아보자 싶었다. 그래서 지난달 금요일, 오후 반차를 내고 강남역 근처에 있는 성형외과 세 곳을 예약했다. 사실 강남이라고 다 잘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데이터가 가장 많을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다.
첫 번째 병원에서의 당혹감
첫 번째 갔던 곳은 후기가 엄청나게 많았던 곳이다. 들어가자마자 데스크 직원이 태블릿을 건네며 개인정보를 입력하라고 했다. 대기실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다들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었다. 한 30분쯤 지났을까, 실장이라는 분이 먼저 들어와서 대뜸 가격부터 이야기했다. ‘눈매교정은 이 정도 금액이고, 절개로 하면 더 올라갑니다’ 같은 이야기를 너무 사무적으로 해서 당황했다. 내가 눈 뜨는 힘이 약해서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실장님은 이미 견적을 뽑는 데만 집중하는 느낌이었다. 상담실을 나오면서 느낀 건, ‘여기는 내 눈을 보러 온 게 아니라, 그냥 상품을 팔러 온 곳이구나’ 싶었다. 상담 비용으로 따로 내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 좀 허탈했다.
원장님과의 상담에서 느낀 괴리감
두 번째로 갔던 곳은 예약할 때부터 좀 더 차분한 분위기였다. 원장님을 직접 뵙고 상담했는데, 확실히 실장님이랑은 분위기가 달랐다. 원장님은 내 눈을 손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려보더니, ‘안검하수가 심한 건 아니지만, 비절개로 하면 금방 풀릴 눈’이라며 절개 방식을 권하셨다. 비용은 대략 200만 원 중후반대를 불렀는데, 생각했던 예산보다 훨씬 높아서 입이 안 떨어졌다. 인터넷에서 찾아볼 때는 100만 원 초반대도 있다고 봤는데,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추가 옵션이나 수면 마취 비용이 붙어서 가격이 널뛰기하는 기분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회복 기간을 길게 가져갈 상황이 아니라서 절개는 사실 부담스러운데, 원장님은 ‘한 번 할 때 제대로 해야 나중에 후회 안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니 더 고민이 깊어졌다.
무조건 비싼 게 정답일까
마지막 세 번째 병원은 지인이 추천해 준 곳이었다. 규모는 생각보다 작았는데, 여기 원장님은 꽤 솔직했다. ‘비절개로 해도 되긴 하지만, 눈 뜨는 힘이 비대칭이라 완벽하게 교정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사실 솔직하게 말해주는 게 더 신뢰가 갔다. 예전에 친구가 강남 다른 곳에서 했다가 1년 만에 다시 풀려서 재수술 고민하는 걸 옆에서 봐서 그런지, ‘한 번에 성공한다’는 말 자체가 좀 공허하게 들리기도 했다. 여기는 150만 원 정도를 이야기했는데, 아까 들었던 곳들보다 저렴하면서도 설명이 납득이 갔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이다. 수술이라는 게 결국 내 몸에 칼을 대는 건데, 단순히 비용이랑 원장님의 말투만 보고 결정하기엔 뭔가 찝찝함이 남는다.
상담 후 남은 숙제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계속 ‘안검하수 수술 후기’를 검색했다. 사진들은 다들 드라마틱하게 변한 것 같은데, 정작 수술 후에 눈이 잘 안 감긴다는 사람, 흉터가 생각보다 오래간다는 사람들의 글을 보니 덜컥 겁이 났다. 강남역 언덕을 내려오면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냥 피곤해 보이면 좀 어때, 싶다가도 내일 아침 거울을 보면 다시 그 처진 눈꺼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겠지. 지금은 일단 수술 예약을 미뤄둔 상태다. 주변에서는 다들 수술하고 나서 만족한다고는 하는데, 나는 아직 그 ‘완벽한 눈매’를 얻기 위해 치러야 할 불편함들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이번 주말에는 그냥 거울을 멀리하고 좀 푹 자보기로 했다.
눈을 뜨는 힘이 없는 건 정말 답답할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비슷한 불편함 때문에 고통받았던 분들을 찾아보니, 신경근 문제일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비절개 방식에 대한 솔직한 말씀, 정말 신뢰가 가네요. 저도 수술 후 회복 기간 때문에 걱정이 많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