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부리코 때문에 강남 성형외과를 다 돌고 온 날

매부리코 때문에 강남 성형외과를 다 돌고 온 날

콧대 때문에 시작된 고민

거울을 볼 때마다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옆모습에서 툭 튀어나온 콧등, 소위 말하는 매부리코다. 사실 어릴 땐 그냥 개성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자꾸 신경이 쓰였다. 특히 웃을 때 코끝이 아래로 처지는 느낌이 드는 게 스트레스였다. 다들 한 번씩 그런 고민을 해봤을 거다. ‘이걸 깎아내면 인상이 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같은 거 말이다. 그래서 퇴근길에 짬을 내어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 몇 곳을 예약하고 상담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상담실에서 들은 현실적인 말들

강남역 근처에 있는 성형외과 세 곳을 돌았다. 상담비만 해도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였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수술 과정이 복잡했다. 의사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매부리가 심해서 단순히 깎기만 하면 코가 낮아 보일 수 있다”라고 했다. 어떤 곳은 코뼈를 절골해야 한다고 해서 솔직히 좀 무서웠다. 뼈를 건드리는 수술이라니, 회복 기간도 오래 걸리고 멍도 많이 들 거라는 말을 들으니 겁부터 덜컥 났다. ‘수술도 힘들고 비용도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상담실 문을 나설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무보형물이라는 선택지의 유혹

실리콘 같은 보형물을 넣는 건 죽어도 싫었다. 부작용 이야기도 너무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인위적인 느낌이 싫었으니까. 그래서 ‘무보형물 코성형’을 전문으로 한다는 곳을 찾았다. 내 코 자체의 뼈를 다듬고 코끝은 자가 연골로만 세우는 방식이라고 했다. 비용은 보통 400만 원에서 600만 원대까지 다양했는데,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것도 아닌 것 같아서 혼란스러웠다. 상담해주시는 실장님은 친절했지만, 결국 결정은 내 몫이라는 생각에 결론을 내리기가 더 어려워졌다. 누구는 티도 안 나게 잘 됐다는데, 혹시나 내 코가 더 이상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지는 결심

상담을 받고 돌아온 날 밤, 다시 거울을 보며 고민했다. 매부리를 없애면 정말 지금보다 나은 내 얼굴이 될까? 인스타그램에서 본 인플루언서들은 다들 며칠 만에 멀쩡해져서 나타나던데, 실제 상담에서 들은 이야기는 너무 살벌했다. 붓기가 빠지는 데만 몇 달이 걸린다는 말부터, 코 모양이 마음에 안 들어서 재수술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이야기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결국 큰 돈과 시간을 들여서 얻는 결과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만족스러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렇게 상담만 받고 집에 돌아와서 며칠을 보내다 보니, 예전만큼 수술에 대한 열망이 크지 않다는 걸 느꼈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가 싶은 생각

사실 상담을 돌고 나니 오히려 더 갈팡질팡하게 되었다. 수술을 하면 편해질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갔는데, 막상 닥칠 수술 후의 고생을 생각하니 차라리 지금 이 코가 낫나 싶기도 하고. 어쩌면 성형이라는 게 단순히 외모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편안함을 찾는 과정 같기도 하다. 지금은 일단 수술 예약을 잡지 않고 미뤄두었다. 당장 결정하지 않아도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니니까. 가끔 옆모습이 신경 쓰일 때마다 ‘그냥 매력적인 내 코’라고 생각하며 넘기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다음 달에 다시 마음이 바뀌어서 또 다른 병원을 기웃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이게 최선인 것 같다.

댓글 1
  • 코 모양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거, 저도 진짜 공감돼요. 특히 웃을 때 처지는 모습이 걱정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