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늑연골로 코 수술하고 흉터 고민만 늘어난 지난달

자가늑연골로 코 수술하고 흉터 고민만 늘어난 지난달

자가늑 결심하게 된 계기

사실 처음에 코 수술을 상담하러 다닐 때만 해도 자가늑연골까지는 전혀 생각도 안 했다. 그냥 귀연골이랑 비중격 정도면 충분하겠지 싶었는데, 신사역 근처 대여섯 군데 성형외과를 돌아다니다 보니 말이 달라졌다. 내 코 상태가 생각보다 지지력이 약해서 더 튼튼한 재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흔들렸다. 그때 상담했던 실장님들이 자꾸 ‘자가늑’을 언급하시더라. 기증늑은 아무래도 염증 걱정이 좀 되고, 그렇다고 보형물을 크게 넣자니 나중에 구축 올까 봐 무서워서 결국 내 갈비뼈를 쓰기로 했다. 비용도 거의 800만 원 가까이 들었던 것 같은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좀 참을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수술 당일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수술 당일과 늑연골 채취 부위의 통증

수술 직후에 눈을 떴을 때는 코보다는 가슴 아래쪽이 너무 욱신거려서 정신이 혼미했다. 이게 진짜 보통 아픈 게 아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실 때마다 늑연골을 떼어낸 자리가 찌릿찌릿해서 웃는 것도 한동안은 상상도 못 했다. 간호사님이 흉터 관리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사실 처음 며칠은 그냥 누워만 있기도 벅찼다. 주변에서 자가늑 수술한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다들 하나같이 하는 말이 ‘코보다 갈비뼈가 더 아프다’였는데, 겪어보니까 그 말이 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씻는 것도 불편하고, 특히 잘 때 자세가 너무 제한적이라 수면의 질이 완전히 바닥을 쳤다. 24시간 동안 코 테이핑이랑 부목을 붙이고 있는데 흉터 연고는 어떻게 바르라는 건지 막막하기만 했다.

화장하다가 실수한 그 순간의 아찔함

수술하고 3주쯤 지났을 때인가, 출근 준비를 하는데 너무 오랜만에 화장을 해서 그런지 감각이 무뎌져 있었다. 쿠션 퍼프로 콧볼이랑 비주 쪽을 톡톡 두드리다가 힘 조절을 잘못해서 세게 쳐버렸다. 순간 뇌가 정지되는 느낌이었다. ‘아, 끝났다.’ 싶어서 덜덜 떨면서 거울을 봤는데 당장은 큰일이 난 것 같진 않았지만 며칠 동안 그 주변이 계속 욱신거리는 기분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상적인 행동인데 코를 수술하고 나니 모든 게 조심스럽고 때로는 좀 짜증이 난다. 예전에는 그냥 슥슥 문지르던 세안이나 화장이 이제는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 되어버렸다.

붓기와 경락 마사지 거절의 기억

어디서 봤는데, 박세미 님이 유튜브에서 자가늑 수술 후에 경락 마사지 받으러 갔다가 거절당했다는 사연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 마음을 너무 이해할 것 같다. 저번에 나도 동네 마사지 숍에 갔다가 코끝이랑 가슴 쪽 흉터 이야기하니까 원장님이 화들짝 놀라면서 안 된다고 하시더라. 이게 겉보기엔 그냥 붓기처럼 보여도 안쪽은 아직 다 아물지 않은 상태니까 이해는 하는데, 괜히 거절당하니까 내가 무슨 엄청난 장애를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씁쓸했다. 수술하고 나면 예뻐질 줄만 알았지 이런 자잘한 제약들이 일상을 이렇게 파고들 줄은 몰랐다.

복코 교정 후의 묘한 만족감과 허무함

수술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사실 결과물은 나쁘지 않다. 컴플렉스였던 복코도 많이 슬림해졌고 코끝도 원하는 느낌으로 잘 잡혔다. 그런데 거울을 볼 때마다 예전의 내 모습이 가끔 그리워지기도 한다. 지금 코가 더 예쁜 건 맞는데, 그 과정에서 겪은 신체적인 고통이랑 시간 낭비, 그리고 앞으로 흉터 관리를 몇 달은 더 해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좀 지치게 만드는 것 같다. 병원 예약도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가서 경과 보고, 관리받고 하는 과정들이 이제는 일상의 숙제처럼 느껴진다. 이게 정말 나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남들 하는 걸 따라 하다가 몸만 고생시킨 건지 가끔은 잘 모르겠다. 그냥 붓기가 다 빠지면 마음도 좀 더 편해지려나.

댓글 3
  • 경락 마사지 때문에 걱정되는 마음, 정말 공감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몇 주 동안 움직이기조차 무서웠거든요.

  • 자가늑 연골을 사용한 건 정말 신중하게 결정된 것 같아 보이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내가 진짜 필요한 걸 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데, 흉터 관리 생각하면 마음 쓰는 일도 아닌 것 같아요.

  • 콧볼이랑 비주 부분에 힘 조절이 그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네요. 저도 코 수술 후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더 공감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