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에 생긴 마리오네트 주름 때문에 서초동 병원까지 다녀왔던 날

입가에 생긴 마리오네트 주름 때문에 서초동 병원까지 다녀왔던 날

나이 들어 보이는 입 주변 주름과 시술을 고민하게 된 계기

어느 날 아침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문득 입꼬리 밑으로 쓱 내려간 선이 눈에 밟혔다. 처음에는 그냥 피곤해서 살이 좀 처졌나 싶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그늘진 것처럼 어두운 선이 지워지지 않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걸 마리오네트 주름이라고 부른단다. 인형 입 모양처럼 입가 양옆이 턱 방향으로 처지는 주름이라는데, 이게 생기니까 원래 나이보다 훨씬 고집스럽고 지쳐 보이는 인상이 되는 것 같았다. 거울을 볼 때마다 자꾸 그 부분만 손가락으로 위로 당겨보게 되고, 사진을 찍어도 입 주변만 칙칙하게 나와서 슬슬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화장으로 가려보려고 해도 주름진 틈새로 파운데이션이 끼어서 오히려 주름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주변에 물어보니 필러를 맞으면 직후에 바로 채워져서 효과를 본다는데, 또 누구는 시간이 지나면 필러가 밑으로 흘러내리거나 뭉쳐서 더 보기 싫어진다고 겁을 줬다. 고민만 하다가 시간 보내는 것보다 일단 제대로 알아보고 결정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검색을 시작했다.

광고성 글을 걸러내며 서초동에 있는 의원을 고르게 된 이유

스마트폰으로 강남성형외과나 서초성형외과를 치면 정말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솔직히 태반이 광고 같았다. 예전에 뉴스를 보니까 강남이나 서초 쪽에 있는 병원들이 후기 적어주는 조건으로 할인해 주면서 광고 표시를 안 해서 적발된 적도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블로그나 카페 글을 봐도 다 비슷비슷한 말투에 깔끔한 전후 사진뿐이라 신뢰가 잘 안 갔다. 너무 크고 번잡한 공장형 병원은 대기만 길고 공장 찍어내듯 대충 해줄 것 같아서 꺼려졌다. 그래서 화려하게 홍보하는 큰 곳보다는 서초동 법원 사거리 근처 건물 3층에 위치한, 비교적 한적해 보이는 곳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규모가 좀 작더라도 원장이 꼼꼼하게 봐준다는 한두 개의 개인 후기를 보고 예약을 잡았다. 지하철역에서 조금 걸어가야 하는 위치였지만, 오히려 너무 강남역 한복판이 아니라서 덜 붐비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예약을 하고 찾아갔음에도 길어졌던 병원 대기실에서의 시간

방문 당일, 퇴근 시간에 늦지 않게 가려고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신논현역 뒷골목을 지나 서초동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바람이 제법 차가웠다. 병원에 도착하니 내부는 겉에서 보기보다 더 깔끔하긴 했는데, 예약 시간 맞춰 갔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안내데스크 직원은 친절하긴 했으나 다들 밀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바빠 보였다. 대기실 소파에 앉아서 잡지도 뒤적거리고 휴대폰 배터리가 닳아갈 때쯤 되니 슬슬 짜증이 났다. 대기 시간만 거의 50분이 다 되어서야 실장과 면담을 할 수 있었다. 예약이라는 게 시간을 약속하고 오는 건데 이렇게 마냥 기다리게 하니, 뒤에 잡아둔 저녁 약속 시간에 늦을까 봐 속으로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해했던 기억이 난다.

마리오네트 주름 필러 시술 진행과 상담 시 들었던 주의 사항

상담실에 들어가니 실장은 내 입가를 보더니 마리오네트 주름 필러 시술을 권했다. 평소에 자주 짓는 표정이나 입꼬리 근육 움직임 때문에 생기는 거라 필러만으로는 완벽하게 평평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도 덧붙였다. 예전에 이마에 맞았던 보톡스 시술과 비교해보면, 보톡스는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서 주름이 덜 잡히게 하는 거라면 필러는 파인 홈을 물리적으로 채워 넣는 거라 즉각적인 부피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시술 비용은 42만 원 선으로 책정되었는데 생각했던 예산보다 살이 깎이는 느낌이었지만, 여기까지 온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서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마취 크림을 바르고 또 20분을 기다린 후에 시술실로 들어갔는데, 뾰족한 바늘이 입가 근처로 다가올 때의 긴장감은 몇 번을 겪어도 적응이 안 된다. 따끔한 통증과 함께 묵직한 이물질이 살 안쪽으로 들어오는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시술 자체는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시술 직후 거울을 봤을 때의 어색함과 통증의 기억

의사가 거울을 보여주며 주름 골짜기가 많이 채워졌다고 설명해 주는데, 솔직히 첫 느낌은 그냥 많이 부어올랐다는 생각뿐이었다. 마취 기운 때문에 입술 주변 감각이 둔해서 말을 하거나 침을 삼킬 때 내 마음대로 안 움직여서 조금 바보 같아 보이기도 했다. 주입된 필러가 자리를 잡으려면 며칠 동안은 입을 너무 크게 벌리거나 딱딱한 음식을 씹지 말라고 주의를 받았다. 처방전을 받아서 1층 약국에서 약을 짓고 나오는 길에 거울을 다시 봤는데, 왼쪽보다 오른쪽 입가가 약간 더 불룩해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신경이 쓰였다. 의사는 붓기 때문에 비대칭처럼 보일 수 있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고 했지만, 집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내내 손가락으로 건드려보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주입 부위에 멍이 퍼렇게 들기 시작하는 걸 보면서 괜히 했나 싶은 후회도 살짝 밀려왔다.

몇 주가 흐른 지금 시점에서 느끼는 미묘한 만족감과 아쉬움

벌써 시술을 받은 지 3주 정도가 지났다. 다행히 멍은 일주일 정도 지나니 옅어졌고 처음에 느꼈던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어색함도 많이 가라앉았다. 확실히 예전처럼 입가에 그늘이 깊게 지는 현상은 덜해져서 거울을 볼 때의 스트레스는 조금 줄어들었다. 하지만 만족스럽냐고 묻는다면 100% 그렇다고 답하긴 어렵다. 엘리베이터의 강한 수직 조명 아래에서 보면 여전히 미세하게 굴곡진 부분이 보이고, 만져봤을 때 아주 작은 알갱이 같은 이물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흡수되어 서서히 원래 상태로 돌아갈 텐데, 주기적으로 이 비용과 아픔을 감수하며 계속 맞아야 할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큰 부작용이 없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여겨야 하는 건지, 아니면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봤어야 했는지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댓글 4
  • 마리오네트 주름 때문에 걱정 많이 하셨겠어요. 저도 입 주변 잔주름이 신경 쓰일 때가 많거든요.

  •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짜증나는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라 그런지 더 공감되네요.

  • 마리오네트 주름 때문에 병원에 갔던 경험이 저도 있어요. 필러 시술 설명에서 부피감에 대한 부분을 특히 기억에 남네요.

  • 마리오네트 주름 때문에 고민했던 부분, 정말 공감해요. 필러 주입 후 붓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모습에 당황스러웠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