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실에서 마주친 낯익은 풍경
신사역 근처에 있는 피부과에 다녀왔다. 뭐 거창한 수술을 하러 간 건 아니고, 예전부터 신경 쓰였던 얼굴 흉터랑 몇 년째 고민 중인 사각턱 보톡스나 좀 상담받아볼까 해서였다. 요즘 강남 쪽 성형외과나 피부과 예약 잡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평일 낮인데도 대기실이 꽉 차 있어서 30분은 족히 기다린 것 같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상담 실장님들의 목소리가 묘하게 겹쳐서 들렸다. “이거 하시면 라인이 확실히 달라져요”라거나 “지금 이벤트 중이라 가격이 괜찮거든요” 같은 말들. 예전에 뉴스에서 프리스틴 출신 정은우 님이 성형외과 실장이 됐다는 기사를 봤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그냥 연예인이 일반적인 직장인이 된 게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직접 상담받으러 와서 앉아있으니 그게 참 대단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사는 일이라는 게 사실 생각보다 더 치열하니까.
흉터 상담과 마주한 현실
내 얼굴 흉터는 어릴 적 사고로 생긴 건데, 사실 세수할 때마다 손끝에 걸리는 그 감촉이 싫어서 언젠가 한 번은 지워야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상담 실장님 앞에 앉으니 의외로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예전에 귀족수술 비용 같은 걸 대충 찾아봤을 때도 느꼈지만, 강남 물가는 역시 다르긴 하다. 실장님은 흉터 제거가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성형외과랑 연계된 사후 관리 이야기도 하시는데, 듣다 보니 이게 내 피부 문제인지 아니면 단순히 미용적인 개선을 원하는 건지 경계가 좀 모호해지더라. 그냥 피부과 전문의가 하는 곳으로 갈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귀가 얇아져서 이것저것 다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각턱 보톡스와 밴스의원 방문기
흉터 상담을 마치고 나서 넌지시 물어본 건 사각턱 보톡스였다. 사실 이 근처 신사 밴스의원이나 여러 유명한 곳들 가격 비교를 대충 하고 오긴 했다. 요즘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보톡스 가격이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로 형성되어 있는 것 같은데, 병원마다 서비스 범위가 달라서 혼란스럽다. 보톡스 하나 맞으러 왔다가 스킨부스터까지 추천받으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상담 실장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거절하기가 좀 미안할 정도였는데, 결국 결정을 못 하고 그냥 나왔다. 가격이 싼 게 좋은 건지, 아니면 비싸더라도 숙련된 원장님이 직접 놔주는 곳이 나은 건지, 그 짧은 상담 시간 동안 판단하기가 참 어렵다.
애교살이랑 얼굴 관리에 대한 고민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거울을 한참 봤다. 애교살이 있으면 좀 더 어려 보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그것도 물어볼까 하다가 말았다. 뭔가 하나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 해야 할 것 같아서 겁이 났다. 대구에서 비중격만곡증 수술받고 고생했다는 지인 이야기랑, 강남 성형외과 순위 검색해 보면서 고민하던 시간들이 머릿속에서 뒤섞였다. 성형외과 실장님이 “성공한 아이돌보다 쉬울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던 기사 속 문구가 왜 갑자기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그분도 아마 매일 이런 식으로 수많은 사람의 고민을 듣고 상담하면서 본인만의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겠지.
여전히 결론 나지 않은 무언가
결국 병원 문을 나서긴 했는데, 흉터 제거도 보톡스도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그냥 상담받고 왔다는 사실만 남았는데 마음은 왠지 모르게 좀 더 복잡해졌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욕구랑, 괜히 건드렸다가 더 이상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반반이다. 집에 오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저녁 메뉴 고민하는 지금 이 순간이 오히려 아까 병원에서 상담받던 시간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다음 주에 다시 갈지 아니면 그냥 이렇게 살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냥 흉터 연고나 좀 더 꼼꼼히 발라보는 게 최선인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