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상담 다녀온 날의 찝찝함

성형외과 상담 다녀온 날의 찝찝함

최근에 눈매 교정 때문에 강남역 근처에 있는 성형외과 세 곳을 연달아 다녀왔다. 친구들이 하도 예뻐지려면 어플을 뒤져보라고 해서, 소위 말하는 유명하다는 어플에 가입해서 후기들을 며칠 밤낮으로 봤다. 근데 보면 볼수록 이게 진짜인지 광고인지 알 수가 없더라. 공정위에서 뒷광고 병원들 제재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막상 상담실에 앉아 있으니까 그런 의심보다 당장 내 눈이 어떻게 변할지가 더 급해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기분이었다.

너무 빠르고 정신없던 상담 분위기

첫 번째로 갔던 곳은 예약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대기실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외국인들도 꽤 보였고 다들 폰만 보고 있더라. 상담 실장님이 들어와서 가격을 안내해주는데, 내가 생각했던 예산인 200만 원 초반대보다 훌쩍 높은 금액을 부르길래 좀 당황했다. ‘당일 예약하면 할인해주겠다’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는데, 이게 진짜 혜택인지 아니면 그냥 영업 전략인지 구분이 잘 안 갔다. 정신 차려보니 30분 만에 상담이 끝났다. 원장님 얼굴은 딱 3분 봤나. 너무 순식간이라 내가 뭘 물어보려 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났다.

후기 사진만 보고 갔던 곳의 배신

두 번째 갔던 병원은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보고 꽂혀서 찾아간 곳이었다. 후기 사진들이 하나같이 드라마틱해서 기대를 좀 했는데, 막상 가보니 분위기가 생각보다 너무 차분했다. 대기 시간이 거의 1시간이었다. 그동안 폰으로 다시 어플 후기를 찾아봤는데, 갑자기 현타가 왔다. 내가 지금 이 수술을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남들 하니까 나도 뒤처지기 싫어서 이러고 있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 거다. 상담받을 때 원장님이 내 눈 구조가 까다롭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겁부터 덜컥 났다.

비급여 가격의 불투명함

비급여 항목이라 병원마다 부르는 게 값인 것 같았다. 어떤 곳은 무슨 레이저 관리까지 포함해서 300만 원 가까이 불렀고, 어떤 곳은 수술만 딱 하면 100만 원 후반대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트나 네이버에서 비급여 정보를 검색해 봐도 사실 내가 하려는 성형수술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찾기 힘들었다. 정보가 부족하니까 결국 상담 실장님 말에 휘둘리게 되는 것 같다. 가격 비교를 하고 싶어도 상담을 직접 가야만 알 수 있는 구조가 참 불편하다.

결국은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거울을 계속 봤다. 내 눈이 그렇게 수술이 시급한 건가 싶기도 하고, 막상 수술했다가 부작용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함이 커졌다. 유명하다는 병원들은 다들 ‘공장형’처럼 돌아가는 것 같아서 더 찜찜했다. 상담만 다녀왔는데도 진이 다 빠져서 한동안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성형외과 앱에서 봤던 그 수많은 후기들이 정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쓴 건지, 아니면 광고 비용을 받고 쓴 글인지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그냥 당분간은 발을 끊고 지내보려고 한다.

다시 생각해봐도 확신이 안 서는 이유

돈을 들이면 분명 어딘가 예뻐지긴 하겠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할 대기 시간, 상담 실장과의 기 싸움, 그리고 수술 후의 회복 기간까지 고려하면 과연 이 스트레스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계속 의문이 든다. 어제는 차라리 그 돈으로 맛있는 거 사 먹고 피부 관리나 받으러 다니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예약금 걸고 온 곳이 없으니 다행인 걸까, 아니면 그냥 내 결단력이 부족한 걸까. 여전히 답을 못 내리겠다.

댓글 3
  • 비급여 가격 때문에 진짜 답답하네요. 제가 알아보니 비슷한 수술은 훨씬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더라구요.

  • 인스타그램 후기 보고 갔던 곳, 정말 그런 모습으로 회복될까 걱정이네요.

  • 인스타그램 후기 보니까 진짜 현타 제대로 쳤어요. 제가 진짜 원하는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