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역 근처에서 상담만 세 군데 돌고 지쳐버린 날

신사역 근처에서 상담만 세 군데 돌고 지쳐버린 날

동네 사람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신사역 거리

지난주에 신사역 근처로 피부 상담을 좀 받으러 다녀왔다. 사실 성형외과나 피부과가 워낙 많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정말 끝이 없더라. 골목마다 간판이 줄지어 있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원래는 밴스의원 신사점 쪽을 지나가면서 슬쩍 보기도 하고, 근처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같은 곳들도 구경했는데 거긴 그냥 화장품 파는 곳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예전에는 그냥 병원 거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무슨 관광지처럼 외국인들이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나도 그 틈에 껴서 상담받으러 온 거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북적일 줄은 몰랐다.

상담비가 다 다르다는 사실에 당황

첫 번째로 방문한 병원은 지인이 추천해 준 곳이었는데, 들어가자마자 실장님인지 상담사분이 꽤나 사무적으로 응대했다. 상담비가 따로 발생하는 곳도 있고, 그냥 대기하는 곳도 있고 다 제각각이다. 한 곳은 5만 원 정도 부르길래 좀 당황해서 그냥 나왔다. 요즘 다들 어디서 정보를 얻고 오는 건지, 내 고민은 리프팅 쪽인데 요즘은 울쎄라가 아니면 리쥬란 힐러 같은 주사 시술을 많이들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가서 내 얼굴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견적이 훨씬 높게 나왔다. 생각한 예산은 100만 원 내외였는데, 이것저것 다 붙이니까 300은 우습게 넘어가더라. 이게 정말 필요한 건지, 아니면 그냥 영업에 휘둘리는 건지 현장에서 판단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병원 쇼핑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기가 빨림

압구정에서 신사, 그리고 논현역 근처까지 병원을 세 군데 정도 돌았다. 역삼역 성형외과 쪽도 한번 가볼까 하다가 정말 에너지가 다 떨어져서 포기했다. 다들 성형 전후 사진을 엄청나게 띄워놓고 있는데, 솔직히 그 사진들만 보면 다들 사람이 달라져 있어서 나도 그렇게 될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상담을 해보면 내 피부 상태나 얼굴 구조에 따라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다고 하니 조금 허무했다. 특히 어떤 곳은 30분 넘게 대기시켰는데 상담은 5분 만에 끝났다. 바빠서 그런 건 알겠는데, 내 고민을 진득하게 들어주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는 게 조금 씁쓸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묘한 공허함

결국 아무것도 결정을 못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다들 자기 얼굴만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남 성형외과 순위니 뭐니 하는 글들을 미리 좀 찾아보고 올걸 그랬나 싶다가도, 어차피 직접 가서 얼굴 들이밀어 봐야 답이 나오는 건데 괜히 시간 낭비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내 얼굴을 누군가에게 수치화해서 가격표를 매기는 과정 자체가 참 묘한 기분을 들게 했다. 그냥 집 앞에 있는 작은 피부과나 다닐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돈을 더 모아서 확실한 곳을 가야 하나 싶기도 하다.

아직도 고민은 해결되지 않았다

오늘 상담받은 내용들을 집에 와서 다시 정리해보는데, 결국 내 기억 속에 남은 건 친절했던 간호사 선생님 얼굴이랑 비싼 가격표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리프팅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레이저 토닝만 꾸준히 받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번 주말에는 그냥 다 잊고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다음에 다시 상담을 받으러 갈지, 아니면 그냥 이 고민 자체를 접어버릴지 여전히 결정하지 못했다. 누가 대신 선택해 주면 좋겠는데, 얼굴이라는 게 어디 남의 말만 믿고 덜컥할 수 있는 문제여야지. 그냥 답답한 마음만 남는다.

댓글 2
  • 레이저 토닝 가격도 만만치 않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아서 혼란스러웠어요.

  • 신사역 주변 상담실 분위기가 다 너무 딱딱하더라구요. 울쎄라 견적 보고 좀 당황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