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갔던 피부과에서 30분 넘게 기다린 이야기

큰맘 먹고 갔던 피부과에서 30분 넘게 기다린 이야기

평일 오후인데도 대기실이 꽉 차 있어서 당황했다

며칠 전부터 거울을 볼 때마다 턱 주변에 올라온 트러블이랑 전체적으로 처진 탄력이 신경 쓰여서 결국 집 근처에 있는 피부과에 예약하고 다녀왔다. 나름대로 평일 낮 시간대를 골라서 간 건데,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대기실 풍경에 일단 1차로 당황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예약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접수처 직원은 내 이름을 확인하고는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남기고 쉴 새 없이 전화를 받았다. 대기실 소파에 앉아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멍하니 구경했다. 다들 뭔가 나처럼 고민이 있어서 온 걸까, 아니면 그냥 주기적으로 관리받으러 다니는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예약한 시간에서 30분이 더 지나서야 상담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상담실에서 들었던 비용과 무이자 할부의 유혹

상담실에 들어가니 실장님이 내 피부 상태를 보면서 이것저것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사실 피부과 시술 비용이 한두 푼 하는 게 아니니까 고민이 많았는데, 요즘은 병원에서도 BNPL 방식 같은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많이 도입해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6개월에서 길게는 몇 개월까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뭔가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게 무서웠다. 처음 생각했던 예산은 30만 원 정도였는데, 실장님의 차분한 설명을 듣다 보니 어느새 결제 금액이 60만 원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일단 예뻐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생각보다 간단했던 시술 과정과 묘한 공허함

막상 시술실로 들어가니 마취 크림 바르고 누워있는 시간이 시술 자체보다 훨씬 길었다. 턱선 위주로 탄력 시술을 받았는데, 기계가 지나가면서 타닥타닥 소리가 나는 게 생각보다 훨씬 낯설었다. 시술해주시는 선생님은 손이 정말 빨랐다. 중간중간 뜨거우면 말하라고 하셨는데, 별로 뜨겁지도 않아서 그냥 눈 감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시술이 끝나고 나오니까 뭔가 엄청난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얼굴은 그냥 살짝 붉어져 있을 뿐이었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인지 알 수 없다는 게 참 묘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을 봐도 당장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서 조금 허탈했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든 생각들

병원에서는 시술 후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줬는데, 집에 와서 보니 씻는 법부터 화장품 고르는 법까지 꽤 복잡했다. 다 지키려니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것 같기도 하고. 예전에는 그냥 이름 있는 병원이면 무조건 믿고 갔는데, 요즘은 병원 데이터나 실제 시술 건수 같은 걸 다 찾아보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더라. 나도 괜히 그 생각을 하니 내가 제대로 된 곳에서 받은 건지 갑자기 불안해졌다. 물론 지금 당장은 붉은기도 사라지고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 같기도 한데, 이게 3개월 뒤에는 어떤 모습일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다음번에 또 갈 일이 생길지, 아니면 이번이 마지막일지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다. 그냥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힐 일인데, 괜히 돈 쓴 게 맞나 싶다가도 거울 보면 또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참 갈팡질팡한다.

댓글 2
  • 무이자 할부 때문에 좀 더 고민이 될 수 있겠네요. 제가 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선택이 항상 최선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마취 크림 바르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좀 당황했네요. 특히 기계 소리 때문에 더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