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서 안 빠진다던 얼굴 점을 결국 성형외과에서 째서 뺐다

피부과에서 안 빠진다던 얼굴 점을 결국 성형외과에서 째서 뺐다

피부과에서 거절당하고 나서야 성형외과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얼굴 왼쪽 뺨에 아주 어릴 때부터 있던 점이 하나 있었다. 크기도 제법 크고 겉으로 살짝 튀어나온 형태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거울을 볼 때마다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작년 가을쯤 동네 근처에 있는 일산피부관리 샵이랑 고양시피부과 몇 군데를 돌면서 상담을 받았었다. 대부분 그냥 레이저로 몇 번 지지면 빠질 거라는 식으로 가볍게 말하길래 냉큼 결제하고 시술을 받았었다. 그런데 한 두 달 지나니까 색깔이 전보다 더 지저분하게 올라왔다. 다시 병원에 가보니 이건 뿌리가 너무 깊어서 일반 피부과 레이저로는 흉터만 크게 남고 완전히 안 빠질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결국 성형외과에 가서 외과적으로 도려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는데, 진작 처음부터 알려줬으면 이중으로 돈 쓰고 시간 버릴 일이 없었을 텐데 싶어 속이 쓰렸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진단을 받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강남이나 홍대까지 가기에는 물리적인 거리와 피로감이 너무 컸다

처음에는 다들 성형외과라고 하면 무조건 압구정이나 강남역성형외과 쪽으로 가야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인터넷 커뮤니티를 열심히 뒤져봤다. 홍대성형외과나 신촌 쪽도 알아봤는데, 일산에서 경의중앙선이나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왕복 두 세 시간씩 오가며 치료받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이 몰려왔다. 특히 수술을 하고 나면 소독을 하러 가거나 나중에 실밥을 뽑으러 몇 번은 더 방문해야 할 텐데, 직장 다니면서 평일에 퇴근하고 갈 엄두가 도저히 안 났다. 결국 그냥 내가 사는 지역인 고양시성형외과나 파주성형외과 근처로 범위를 좁혔다. 굳이 멀리 강남까지 갈 필요 없이 일산성형외과 중에서 흉터 절제나 미용 성형을 전문으로 하는 곳을 찾는 게 훨씬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찾아보니 일산서구 주엽역이나 백석역 근처에 병원들이 꽤 모여 있어서 선택지가 아주 없는 편은 아니었다.

예약하고 갔는데도 삼십 분 넘게 대기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주말 아침 일찍 예약을 잡고 일산서구 주엽역 근처에 있는 성형외과를 방문했다. 요즘은 성형외과도 다 예약제로만 운영된다고 해서 일주일 전에 전화를 하고 시간 맞춰 갔는데도 대기실에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대기 시간만 거의 40분이 넘어가자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이럴 거면 예약이라는 시스템이 왜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었고, 안내 데스크 직원들은 밀려오는 환자들 응대하느라 바빠서 물어보는 말에 귀찮은 기색으로 대답하는 게 느껴졌다. 예전에 김포성형외과나 파주필러 잘하는 곳 찾아갔을 때도 대기가 길어 힘들었던 기억이 겹치면서, 역시 주말 병원 방문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평일 휴가를 내고 올 걸 그랬나 싶을 정도로 좁은 대기실 안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유독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레이저가 아니라 째고 꿰매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당혹감

원장실에 들어가서 뺨에 있는 점을 보여주니, 의사 선생님이 돋보기 같은 걸로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예상했던 대로 일반적인 이산화탄소 레이저로는 뿌리까지 뽑기 힘들다고 했다. 점이 있는 부위를 방추형으로 미세하게 절개한 다음에 피부를 당겨서 미세 봉합을 해야 흉터가 덜 남는다는 설명을 들었다. 비용은 대략 15만 원 선이라고 했다. 그냥 레이저로 뚝딱 빼면 만 원이나 이만 원이면 될 줄 알았는데 수술 비용이 훌쩍 뛰니까 심리적으로 약간 주춤하게 되더라. 그리고 얼굴에 칼을 대고 실로 꿰맨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고 무서웠다. 평소에 일산다이어트약 처방이나 보톡스 같은 가벼운 미용 시술만 생각하고 가볍게 병원을 찾았다가, 졸지에 수술 동의서 같은 서류를 작성하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그래도 이왕 시간 내서 마음먹고 온 거 그냥 미루지 말고 오늘 끝내자는 생각으로 수술대에 누웠다.

수술 후 관리 과정에서 밴드 붙이고 다니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번거롭다

국소마취 주사를 맞을 때 뻐근하게 아팠던 것 말고는 수술 자체는 15분 정도로 금방 끝났다. 뺨을 당겨서 꿰맸기 때문에 며칠 동안 표정을 크게 지으면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실로 꿰맨 자리에 재생 밴드를 붙여주었는데, 일주일 뒤에 실밥을 풀러 오라고 했다. 문제는 그 일주일 동안 세수하는 것도 정말 조심스러웠고, 혹시나 물이 들어갈까 봐 샤워할 때마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직장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얼굴에 왜 큰 반창고를 붙였냐고 한 마디씩 물어보는 통에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아 죽을 맛이었다. 운정피부과의원 다니던 친구가 실밥 뽑고 나면 흉터 연고를 꼭 바르라고 신신당부해서 약국에서 비싼 연고도 따로 구매했다. 지금은 수술한 지 몇 달이 지나서 붉은 기는 많이 빠지고 옅은 선 형태로 자국만 남았는데, 이 흉터가 완전히 사라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거슬리던 큰 점이 없어진 건 좋은데 과정이 너무 귀찮아서 다신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