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던 길
솔직히 처음에는 거창한 계획 같은 건 없었다. 그냥 거울을 볼 때마다 눈 위쪽이 좀 무겁게 내려앉은 느낌이 들어서, 이게 나이 탓인지 아니면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건지 확인이나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예전에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하면 그냥 다들 연예인들이나 가는 곳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다녀오는 분위기다. 압구정로데오 근처에 성형외과가 그렇게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지도 앱을 켜고 리스트를 죽 내려다보니 어디가 어디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블로그 후기들을 봐도 광고 같다는 생각만 들고, 결국 그냥 지인 추천을 받은 곳이랑 유튜브에서 좀 유명하다는 신사역 인근 병원 위주로 무작정 예약을 잡았다. 날씨가 꽤 더운 날이었는데, 지하철에서 내려서 골목길을 걷다 보니 벌써 진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20분 대기는 기본이었던 상담 시간
첫 번째로 방문한 병원은 예약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도 대기실에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데스크에 있는 분들은 바빠 보였고,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으니 차트를 작성하라고 종이를 주는데 그게 꽤 길었다. 평소에 앓고 있는 질환이나 약 복용 여부를 꼼꼼히 적어야 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약 25분 정도 기다렸을까, 상담실로 들어갔는데 거기 계신 실장님은 너무나 능숙한 말투로 설명을 시작했다. 나는 사실 상안검 수술이라는 걸 막연하게 생각하고 갔는데, 실장님은 내 눈꺼풀 두께를 보더니 절개 방식이 더 나을 것 같다며 바로 구체적인 수술 비용 범위를 말해주셨다. 30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를 부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금액대가 높아서 순간 당황했다. 강남 쪽 성형외과 비용이 다들 이 정도인가 싶어 마음이 살짝 무거워졌다.
피부 타입과 처짐 정도의 차이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조금 규모가 작은 피부의원 느낌의 성형외과였다. 여기는 상담 실장님보다 원장님이 직접 눈 모양을 한참 살펴봤다. 원장님은 내 피부 두께가 얇은 편이라서 무작정 절개를 하면 오히려 인상이 강해질 수 있다고 하셨다. 내가 물어본 짝짝이 교정도 단순히 수술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눈 뜨는 힘이 원래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옆에 있는 상담 실장님이 덧붙이기를, 요즘은 리프팅 장비도 좋아서 써마지 FLX 같은 걸 병행하면 수술 없이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근데 그 장비는 1회 시술에 비용이 100만 원을 훌쩍 넘어가니 이것도 고민이었다. 무언가 하나를 해결하려고 하면 자꾸 다른 옵션이 튀어나오는 느낌이랄까. 정보를 들으면 들을수록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인데 아직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갔던 병원은 좀 더 차분한 분위기였다. 여기는 실리프팅 쪽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압토스라는 실을 전문적으로 쓴다고 자랑을 하더라. 상담 과정에서 다른 곳과는 다르게 ‘무조건 해야 한다’는 느낌보다는 ‘이런 방법도 있으니 고민해봐라’는 식이어서 조금 편했다. 하지만 여전히 확신은 안 섰다. 당일 예약을 하면 할인해준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성형이라는 게 옷 사는 것처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다시 이런저런 후기를 검색했다. 누구는 절개가 답이라고 하고, 누구는 레이저가 최고라고 하니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며칠 더 고민해보기로 하고 상담을 마쳤는데, 사실 상담만 받고도 진이 다 빠져서 한동안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다음 달에 다시 갈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살지, 아직 결정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