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보니 눈가 주름이 신경 쓰이는 나이가 됐다. 거울을 볼 때마다 유독 깊어 보이는 그 선이 자꾸만 거슬려서, 지난주에는 마음을 먹고 압구정로데오 쪽 피부과를 몇 군데 알아봤다. 사실 거창하게 수술을 할 용기는 없고, 그냥 다들 하는 보톡스나 가볍게 맞아볼까 싶었다. 청담 사거리 근처까지 가야 하나, 아니면 신사역 쪽이 나으려나 고민하다가 결국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으로 예약했다.
예약 잡기가 생각보다 까다롭네
솔직히 그냥 전화해서 ‘오늘 되나요?’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연락해보니 다들 예약이 꽉 찼다고 하더라. 특히 유명하다는 청담동 보톡스 전문 병원들은 무슨 일주일 뒤에나 자리가 난단다. 내가 무슨 대단한 시술을 하려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결국 인터넷 후기보다는 그냥 지도 앱에서 평점이 그나마 무난해 보이는 곳으로 골라 잡았다. 상담 실장님이랑 통화하는데, 내 눈가 주름 고민을 말했더니 마치 내가 큰 고민을 안고 온 환자라도 된 것처럼 이것저것 추천해주시더라. 그 순간 살짝 피로감이 밀려왔다. 그냥 딱 필요한 만큼만 맞고 싶은데 말이다.
대기실에서의 묘한 긴장감
압구정로데오 근처 건물들은 하나같이 깔끔하다.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대기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 표정이 다들 비슷비슷해 보여서 괜히 헛웃음이 나왔다. 나처럼 잔주름 고민 때문에 온 사람도 있을 거고, 좀 더 욕심을 내서 쥬베룩 볼륨이나 다른 시술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겠지. 대기 시간은 한 20분 정도였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핸드폰만 계속 만지작거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나보다 훨씬 더 관리받은 티가 나는 분들이라, 여기 끼어 있는 내가 맞게 온 건지 잠깐 고민도 했다. 시술 비용은 대략 10만 원 안팎이었는데, 이 정도면 그냥 밥 한 끼 안 먹고 관리하는 셈 치자 싶었다. 예전에는 신사역 제모하러 몇 번 다녀봤는데, 그때랑은 분위기가 또 달랐다.
시술은 순식간에 끝났지만
진료실에 들어가서 원장님을 뵙고 얼굴을 쓱 보여드렸더니, 눈가 쪽을 몇 번 보시더니 금방 끝날 거라고 하셨다. 마취 크림을 바르고 15분 정도 누워 있었는데, 천장에 달린 조명이 너무 밝아서 눈이 조금 피로했다. 멍하니 누워 있으니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싶은 마음도 들고. 정작 보톡스 주사를 맞는 시간은 5분도 안 걸렸다. 따끔한 느낌이 몇 번 지나가니 시술이 끝났다. 다 맞고 나오는데 얼굴에 자국이 남는 건 아닌가 걱정돼서 거울을 한참 봤다. 다행히 별다른 티는 안 났지만,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았다.
집에 돌아와서 든 생각들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찾아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보톡스도 결국은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맞으면 영원히 없어지는 게 아닌데, 앞으로 이걸 계속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강남구청 근처에 사는 친구는 보톡스 말고도 관리할 게 너무 많다고 한탄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당장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면 뭐가 좀 달라져 있을까? 별 차이 없을 것 같으면서도, 괜히 기대를 하게 되는 내 모습이 좀 웃기다.
다음번에는 어떻게 할지
솔직히 이번에 다녀온 병원이 완벽하게 마음에 든 건 아니다. 상담 과정이 조금 번거롭기도 했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다음에는 그냥 선릉 쪽이나 좀 더 한적한 곳을 찾아가 볼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그냥 보톡스 같은 거 말고 좀 더 자연스러운 방법은 없을까, 뜬금없는 생각도 해본다. 아마 몇 달 뒤에 효과가 떨어질 때쯤 되면 또 고민하겠지. 그때가 되면 좀 더 익숙하게 예약하고 다녀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귀찮아서 안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오늘 주사 맞은 부위가 붓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15분 누워있는데 천장 조명 때문에 눈이 피로했네요. 멍하니 있다가 그런 기분, 충분히 이해돼요.
저도 청담 보톡스 예약 때문에 거의 일주일 전에 미리 알아봤거든요. 관리받고 나니 피부가 확실히 부드러워진 느낌이네요.
보톡스 하는 동안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빨리 끝나는 거였네요. 병원 분위기도 살짝 복잡해서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로운 곳을 찾아봐야겠어요.
저도 청담쪽 유명 병원 예약 때문에 진짜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도를 보고 찾아간 곳이 훨씬 수월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