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에 강남역 근처를 지나가다가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를 하나 읽었다. 제목이 꽤 자극적이었는데, 해외 마약 조직의 우두머리가 성형 수술을 받으려고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가 결국 잡혔다는 내용이었다. 굳이 여기까지 와서 수술을 받으려 했다니, 한국 성형 기술이 정말 유명하긴 한가 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씁쓸했다. 내가 아는 성형외과 정보라고는 친구들이 가끔 어디가 잘한다더라 하는 소문이 전부인데, 범죄자까지 입국하게 만드는 이 바닥의 실체가 뭔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다.
상담 예약의 번거로움과 대기 시간
사실 나도 작년에 눈매교정을 좀 해볼까 해서 강남에 있는 유명한 병원 몇 곳에 상담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예약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전화는 거의 안 받고 카톡으로만 예약을 받는데, 내가 원하는 날짜는 이미 한 달 뒤에나 가능하다고 했다. 어찌어찌 시간을 맞춰서 갔는데, 상담 실장님이랑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본 원장님 면담 시간보다 훨씬 길었다. 30분 정도 대기하는 동안 병원 로비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을 쭉 훑어봤는데, 다들 나처럼 뭔가 결핍을 채우러 온 사람들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상담 비용으로 1만 원을 따로 받는 곳도 있었는데, 그땐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다.
성형외과 밀집 지역의 기묘한 분위기
강남대로를 걷다 보면 정말 건물이 다 성형외과인 것 같다. 예전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그 기사를 보고 나니까 이 거리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타파난이라는 사람이 머물렀다는 호텔이 이 근처 어디였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들고. 뉴스에서는 범죄자 검거가 대단한 성과라고 하지만, 정작 나는 병원 로비에서 느꼈던 그 공장 같은 분위기가 떠올라 한숨만 나왔다. 15분 정도 짧게 원장님 얼굴을 보고, 대충 견적을 들었는데 비용이 30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를 오갔다. 별다른 설명도 없이 ‘이거 하면 예뻐진다’는 식의 영업 멘트가 왠지 모르게 나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데이터 속도의 문제와 예약 확인
병원 상담을 받는 동안 데이터가 너무 느려서 카톡 예약 내용을 확인하는 데 한참 걸렸다. 분명 5G가 터지는 강남 한복판인데도 실내라 그런지 수치가 뚝뚝 떨어졌다. 카페에 앉아서 병원들 후기를 다시 찾아보려 해도 데이터가 잘 안 잡히니 나중에는 그냥 포기했다. 통신사 품질 평가에서 평균 속도가 어쩌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막상 필요할 때 데이터가 안 터지니 짜증이 확 났다. 결국 집에 돌아와서 와이파이로 연결한 뒤에야 예약했던 병원들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그렇게 발품을 팔며 돌아다녔나 싶기도 하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남은 의문
결국 나는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다. 상담을 다녀오면 의지가 더 생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병원들의 상업적인 태도에 질려버린 것 같다. 범죄자가 수술을 받으려 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니, 이제는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이 거대한 성형 시장이 조금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돈만 내면 누구나 얼굴을 바꿀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정작 내 얼굴을 믿고 맡길 곳은 찾기 힘들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다음번에 또 외모 고민이 생기면 다시 상담을 예약하게 될까? 아마 잘 모르겠다. 그날 느꼈던 그 막막한 피로감 때문에라도 당분간은 지금 얼굴 그대로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데이터 속도가 너무 느려서 답답했어요. 특히 예약 확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더 짜증이 났네요.
와이파이 없이는 데이터 때문에 답답할 때 진짜 많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병원 예약할 때 와이파이 상세 위치를 꼭 확인해요.
카톡 예약 때문에 기다리는 거 보니까, 뭔가 획일적인 경험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카톡 예약만 받아서 원하는 날짜가 한 달 뒤라니, 정말 답답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상담을 잘 안 해요.